현실에 기초한 교육을 한다면?

햇볕정책의 성과(?)

이글루를 돌아다니다보니 이 기사를 읽으시고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런데 이 문제는 쉽게, 정말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대한민국의 교육 정책이 문제다. 교육 정책의 딜레마에 대해 우울하게 접근해보자.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될 것을 교육받는다. 어떤 부모님도 어떤 선생님도 어릴 때부터 모두 사이좋게 지내고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라고 얘기하지, 옆 자리 아이를 의자로 내려치고 이로 귀를 물어뜯고 손가락으로 눈을 후벼판 다음 머리를 짓밟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놈의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그걸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사회가 돌아가는 이치를 먼저 깨닫는 아이가 성공하기 쉬어진다. 우습지 않은가? 선생님의 말씀대로 착하게 살면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라는게... 선생님 역시 고민이다. 선생님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사회의 냉정한 논리를 가르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기본 정책이 무너진다.
종종 학교 선생님들보다 학원 선생님이 더 잘 가르치고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그건 당연하다. 학원 선생님은 인성 따위보다 효율이 중요한만큼, 얘기하지 말아야할 내용도 쉽게 말해주니 학생 입장에서는 세상의 진리를 깨달았다는 느낌이 드는 거다. 이건 왕년에 대학 신입생들이 NL 혹은 PD 선배들의 논리에 쉽게 빠져드는 것과 같은 이유다. 지금까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술술해주는 사람만큼 멋있는 게 또 어디있는가? 절벽에서 굴러떨어졌더니 전대기인을 만난 느낌이겠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을 이렇게 가르치면 어떨까?

철수야, 영희야.
너희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사용하는 동북아시아 구석의 작은 분단국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의 임무는 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육군국이란다. 참고로 해군국은 일본이니, 겉으로 반일을 외치더라도 뒤로는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라. 치사하다고? 서로 싸우고 싶어도 싸우기 힘든 데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는 싸우는 거보다 손을 잡는 쪽이 서로 편하단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의무교육은 너희들이 어느 직업에 투입되어도 기본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거란다. 그러니 졸지 말고 공부해라. 뭐 너희들이 자도 내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까 떠들거면 차라리 푹~ 자라.
지금 국가에서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고 있지만, 그건 세수와 국방 정책 논리지 너희 가족에 대한 배려는 없으니 집에 가서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요.'같은 헛소리 하지 마라. 정 할거면 너에게 들어가는 돈이 가계 수입의 몇분의 일인지 그리고 그 혜택을 포기할 수 있을지를 냉정히 계산하고 해라.
대한민국이 단일 민족 국가라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잦은 외침과 국제 교류로 인해 많이 혼혈이 되었단다. 게다가 최근 농촌에서는 외국인 신부가 늘어나는 만큼 단일 민족같은 소리를 믿느니 너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혈통서를 믿어라.
내가 너희들에게 가르치는 햇볕정책은 북한이 중국의 속국이 되려는 것을 막으려는 거지 절대 우리가 북한을 사랑해서가 아니란다. 생각해보렴. 우리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방위에 사용할 북한의 영토가 필요한거지, 고난의 행군 동안 못먹고 자라 비리비리한 북한 인구가 필요한 게 아니란다. 저 하늘의 태양처럼 우리 마음이 넓다면 북한 인구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햇볕은 그렇게까지 에너지가 풍부하지 않단다. 지구의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에너지 효율이 많이 떨어지거든.
햇볕정책은 담배와 소주랑 같은 논리란다. 담배는 마리화나보다 중독성이 강하지만 국가에서 전매하고 있고, 소주는 지친 노동자를 일시적으로 고양시키기 위해 합성 알콜 따위를 술이라고 허가했지.
이와 같이 우리는 북한 정권과 인민을 햇볕에 중독시켜 쉽게 대한민국에 기대게 하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문제는 중국이 북한에게 자꾸 배갈과 독한 담배를 귄한다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이 권한다는 게 진짜 문제란다.


이런 험한 내용을 과연 초등학생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까;)

by 觀鷄者 | 2007/01/06 15:39 | 위험한 망상 | 트랙백(1)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staff6.egloos.com/tb/148534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만들다만 잡동사니 창고 at 2007/01/07 10:07

제목 : 한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만한 글
먼저 이글을 읽어주시가 바랍니다 현실에 기초한 교육을 한다면? 북한을 신뢰하는데 있어서 핵은 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거리를 공격하는데 핵은 필요 없으니까요 그저 "에라 꽃같은세상 될대로 되라" 식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걱정하는건 주변국이죠 문론 그 영향으로 우리가 골머리썩고 있습니다만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글을 읽어보고 박장대소했습니다 분명 필요한 ......more

Commented by Extey at 2007/01/06 15:50
...이해할리가 없지요 (...)
그나저나 위 기사에 나온 설문, 설문 내용이나 한번 보고 싶군요.
Commented by 마삭희 at 2007/01/06 16:52
저렇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농담에 진지하게 반응하긴 좀 그렇지만 그렇게 하면 공교육이 사교육과 다를 바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교육 방식은 검토하지 않죠. 제가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분은 실전 국제 정세 등에 대한 말씀을 수업중에 많이 하셨지만 그걸 귀담아 들은 게 저 말고 몇이나 더 될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7/01/06 17:18
제 경우, 저렇게 말씀해주신 선생님이 몇 분 계셨고, 그 분들 덕에 생각을 조금이나마 더 빨리 제대로 된 것에 근접하게 할 수 있었지요-_-a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1/06 17:59
멋진 교육 입니다....ㅡ_ㅡb
자, 이 블로그 주인장님을 청와대로 보내는 겁니다! (퍽퍽퍽)

그나저나 저 설문조사한 기관이 무려' 투니버스'군요. 저런건 그냥 웃으며 넘어가면 안되려나...
Commented by Karyu at 2007/01/07 01:33
.....너무 너무 현실적인 교육이로군요 쿨럭
-ㅁ-b
Commented by munchkin at 2007/01/07 09:06
그 나이면 생각나는 인물이 쿈 동생이랑 치요가생각나는데...
이해를 할까...
Commented by IEATTA at 2007/01/07 10:34
일단 보다가 웃겨서 한번 구르고....

그 다음에는 " 저런 발상을 하는 선생님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

제가 사범대를 다니지만. 저런 "사회를 냉철한 눈으로 보는" 선생은

대한민국에서 멸종된지 오래입니다. 핫핫핫..

좀 저런쪽으로 나간다 싶으면 어이쿠 발이 미끄러졋네 하면서

한총련이라는 이상한 단체 들어가서 "양키고홈" 하고 있죠 OTL

그나저나. 애들에게 저런 거 가르치면 "에이 이 꽃같은 세상" 하면서

다음날 학교 안나오는거 아닐까 모르겠어요 OTL
Commented by SophistLaM at 2007/01/07 14:27
저 초등학교 4학년때, 저 내용 그대로를 누군가가 가르쳐줬었지요.
그 이후로 싸우면 의자로 때리고 귀를 물어뜯는 만행도 실천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근데 가르쳐 준건 대체 누구였지;;;?!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