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돼지

어제 저녁 퇴근해서 '붉은 돼지'를 보러 갔습니다. 복사 비디오를 통해 몇 번 본 애니메이션이지만 '정식'으로 '극장'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갔습니다. 사실은 지하철을 타고 극장에 가는 동안, 벌써 본 애니메이션을 다시 볼 돈과 시간으로 아직 못 본 영화를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유일하게 붉은 돼지를 상영하는 극장에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이거야 원 극장이라고 불러주기 미안한 수준의 상영관이더군요. 조금 잘 꾸며진 DVD방 아니면 대학교 내의 조그만 극장도 이거보다는 시설이 좋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이 꺼지자 푸른 아드리아해 위로 비행정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것들과 보호자들의 대거 난입으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관람 수준이 높았습니다. 종종 어린 것들이 짜랑짜랑한 목소리로 이런 저런 의문을 제기한 것 이외에는 모두들 숨죽여 영화를 보았고 크게 웃었고 모두 감동해서 영화의 엔딩롤을 끝까지 보고 지나의 노래를 듣고서야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DVD방 아니 상영관 측에서도 마지막까지 불을 켜지 않는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좋은 태도를 유지해주어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92년이었던가 93년이었던가 명동 지하 상가에서 비디오 테이프로 복사해와서 자막도 없이 보고, 게임 잡지에 실린 내용 다이제스트를 보면서 다시 보고, 하이텔 자료실에 올라온 대본을 출력해서 다시 보았는데... 지금 봐도 너무 재미있고 너무 잘 움직이고 너무 듣기 좋고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결국 DVD를 하나 사줘야겠지요^^

by 觀鷄者 | 2003/12/31 11:29 | 블로그인에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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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4/01/01 03:44
새해 복 많이 받길.
Commented by 레이 at 2004/01/01 04:36
저도 다시 새살림을 시작 -_-ㅋ
복많이 받으세요 ^^
Commented by deiceed at 2004/01/01 09:12
[비밥과 같이 DVD출시용의 생색내기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4/01/01 10:5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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