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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천년의 금서'

0. 대학 졸업 직전에 있었던 일이다. 지도교수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교수님께서 나에게 이런 제안을 하나 하셨다.

교수님 : 觀鷄者군. 자네는 역사에도 관심이 있고 문학에도 관심이 있다니, 내가 제안을 하나 하지. 자네 '미실'을 아나?

觀鷄者 : 네.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 : 그 미실을 가지고 소설 하나 써볼 생각없나?

觀鷄者 : (살짝 웃으며) 에이~ 교수님. 미실은 인데 그걸 가지고 어떻게 소설을 씁니까?

교수님 : (눈쌀을 찌푸리시더니) 소설은 역사가 아니야. 소재는 괜찮으니, 잘 한 번 생각해보게.

그로부터 여러 해가 흐른 지금 觀鷄者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볼 때마다 가끔 동쪽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1. 사무실 동료 분께서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김진명씨의 소설 '천년의 금서'를 빌려주셨습니다. 점심 시간 동안 후루룩 통독했는데... 사실 역사서가 아닌 소설인 이상, 천년의 금서에서 주된 소재인 'fact'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저냥 넘어가렵니다.
그런데 말이죠... 소설 자체만 놓고 봐도, 참 재미가 없습니다. 글도 매끄럽게 읽히는 편도 아니고, 통독했다는 것을 고려해도 내용의 전개가 휙휙 넘어갑니다. 특히 결말까지 가면 '이렇게 끝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작가가 나름대로 노력해서 이런 저런 소재들을 열심히 모아서 여기까지 얽어냈다면, 조금은 더 재미있게 진행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2. 한 줄 평.

'사서 읽었으면, 돈이 아까워서 3일은 못 잘 소설.'

by 觀鷄者 | 2009/11/04 17:55 | 미지근한 비평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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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04 21: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06 10:15
;)
Commented by 가필드 at 2009/11/04 22:32
.......결국 사서 볼 책은 아니라는거군요...;;;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06 10:15
제 기준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Commented by 앨리스 at 2009/11/04 22:32
지도교수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군요 ㅎㅎㅎ

3일씩이나 잠 못들게 하다니 ㄷㄷㄷ 무섭습니다 ㄷㄷㄷ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06 10:16
그 교수님은 어떤 흐름이랄까 그런 것을 캐치해내는 능력이 있으셨던 거죠.
Commented by zert at 2009/11/05 09:11
김진명은 본질적으로 공장에서 양산되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김화백과 같다고 생각함-_-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06 10:18
김진명씨의 작업 구조를 모르다보니 쉽게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결과물은 많이 심했습니다...
Commented by 아야소피아 at 2009/11/05 09:20
문학적 감수성과 흥미진진하고 창의적인 이야기를 표현할 생각은 없고 오로지 소설 갖고 '역사'를 논하고 '정치'를 하려고 하니 저런 졸작(..)이 나오는 거겠죠.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06 10:17
그렇습니다. 소설로만 접근을 했다면 차라리 뭐라도 나왔을텐데, 내용 아래 숨어있는 논지가 참 답답했습니다.
Commented by sharnhoist at 2009/11/12 16:02
교수님의 선견지명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9/11/16 13:50
그런 선견지명을 배웠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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