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1월 14일
남자라면...
퇴근해서 뒹굴거리는데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친구 녀석.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인지요?"
"카드있냐?"
흠칫.
"이야기가 길어질 것같으니 K모 전화로 아니 미소녀 열어라."
딩동~
이하는 미소녀 대화.
"갑자기 카드는 왜?"
"후르츠 칵테일 DVD 박스 세트 사고 싶어."
"후르츠 바스켓이겠지."
"어. 맞어. 그런데 나는 카드가 없어서 나중에 돈줄테니까 일단 네가 사줘."
예전에는 카드만 만들어도 현장에서 현금 1만원을 줬다. 가입비라는 단어는 국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았고 연회비도 없던 황금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왜 카드를 만들지 않았는지...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참고로 내 옆자리 동료분은 예전 회사의 이력이 불분명하다면서 신용 카드 발급이 거부되어 지금도 교통 카드에 충전해서 다닌다.
여하튼 친구가 알려준 쇼핑몰에 들어가 결제를 하려는 순간 '사이버 포뮬러 DVD 박스 세트 이벤트 대할인'이라는 길지만 강렬한 문구가 초속 1,132m로 날아들어와 시신경을 관통해 대뇌피질의 사고 결정 구역을 헤집어버렸다.
응급 복구를 마치고 보니 나는 쇼핑몰에서 로그아웃해있었고,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삐빅대며 날아들어왔다.
'고객님의 1월 13일 결제 금액은...'
오늘 아침 출근하며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샀다. 2004년 올해도 점심은 계속 라면이다.
PS) 이 글을 읽는 지인들에게 부탁한다. 내가 죽거든 꼭 화장해주길 바란다. 내 몸의 절반은 방부제로 구성되어있다.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인지요?"
"카드있냐?"
흠칫.
"이야기가 길어질 것같으니 K모 전화로 아니 미소녀 열어라."
딩동~
이하는 미소녀 대화.
"갑자기 카드는 왜?"
"후르츠 칵테일 DVD 박스 세트 사고 싶어."
"후르츠 바스켓이겠지."
"어. 맞어. 그런데 나는 카드가 없어서 나중에 돈줄테니까 일단 네가 사줘."
예전에는 카드만 만들어도 현장에서 현금 1만원을 줬다. 가입비라는 단어는 국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았고 연회비도 없던 황금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왜 카드를 만들지 않았는지...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참고로 내 옆자리 동료분은 예전 회사의 이력이 불분명하다면서 신용 카드 발급이 거부되어 지금도 교통 카드에 충전해서 다닌다.
여하튼 친구가 알려준 쇼핑몰에 들어가 결제를 하려는 순간 '사이버 포뮬러 DVD 박스 세트 이벤트 대할인'이라는 길지만 강렬한 문구가 초속 1,132m로 날아들어와 시신경을 관통해 대뇌피질의 사고 결정 구역을 헤집어버렸다.
응급 복구를 마치고 보니 나는 쇼핑몰에서 로그아웃해있었고,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삐빅대며 날아들어왔다.
'고객님의 1월 13일 결제 금액은...'
오늘 아침 출근하며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샀다. 2004년 올해도 점심은 계속 라면이다.
PS) 이 글을 읽는 지인들에게 부탁한다. 내가 죽거든 꼭 화장해주길 바란다. 내 몸의 절반은 방부제로 구성되어있다.
# by | 2004/01/14 09:28 | 블로그인에서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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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만약 내게 카드가 있었다면
어디선가 일어난 비극 街角の"お待ち"カ-ド (길모퉁이의 "거기 잠깐" 카드) 요즘은 가입 권유하는 아줌마들이 통 안보입니다... 아마 2002년 쯤이었나, 제가 조그마한 모 만화출판사(로 영업자 등록을 해놓고 온갖 묘한 사업을 벌이던 곳)에서 근무하던 무렵. 갑자기 카드가 필요해졌습니다. 내쇼널 지오그래픽스를 정기구독하면 끼워준다던 사진집 세트가 너무 보고 싶어서(별매품이 아니라 따로 살 수도 없었고-_-), 구독 신청을 할 생각이었거든요. 고심 끝에 모 은행에 카드 발급 신청서를 내보았지만, 결국 심사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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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만들면 어떤 충동구매를 저지를지 참.
정말로 아그작 아그작 씹어서 입안이 다 찢어지도록 씹어서
뱉어냈습니다. 지금도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지만
20년 정도 수련을 더 해서 세상의 욕심들을 이겨낼 자신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하나 신청해 볼까 하네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 왕림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