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 아웃?

이글루에는 괴인이 많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괴인이 많다. 그런고로 이글루스를 돌아다니다보면 회사 사람들이 운영하는 이글루를 발견하곤 한다.

그런 곳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포스트에 덧글을 달려다가 잠시 생각하고 바로 취소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덧글을 단 시간을 보면 회사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증거가 남기 때문이다...(먼산) 그런 이유에서 애써 피하곤 했는데, 이번에 딱 걸렸다.

"觀鷄者씨. 여기 觀鷄者씨 이글루죠?"

순간 땀 삐질... 어떻게든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 쓰고 개새끼라 읽는-의 본을 받아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사실 나는 예전에 코믹 관련 홈페이지 링크를 타고 돌아다니다, 그 분이 운영하는 이글루에 가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은 포스트를 가리키며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다. 별 수 있나. 안상수 인천시장도 그래서 분 거다. 결국 시인했다.

일단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암구어를 아니 선문답을 하기 시작했다.

"정체를 밝히시오. 귀공이 최근 좋아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고?"

"으음..."

"그 쪽 이글루보니까 아스란 있던데 건담 시드?"

"네."

"그럼 누가 에요?

"...(눈을 반짝이며) 아스란."

그렇다. 키라는 스트라이크하다. 그 대답으로 나는 엘베강에서 만난 미군과 소련군처럼 서로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정체를 확인한 정도에서 애써 덮으려고 했는데, 같이 계시던 파트장님이 이 선문답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사실 파트장님에게도 내 이글루를 예전에 슬쩍 보여드린 적이 있었지만, 그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었다. 문제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아무리 게임 회사라고 해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얘기를 설명하기가 참 꽁기꽁기하다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그 여자분이 실언을 하셨다.

"그러니까 觀鷄者씨가 변태라는 거에요."

대폭발

지금까지 이런 저런 험담과 오해를 받고 살았지만 듣다 듣다 이런 얘기는 처음이었다. 어떻게든 해명하기 위해 계속 얘기를 했는데, 파트장님은 단단히 오해를 해버렸다. 게다가 내가 '나는 야오이를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얘기하고서는, 여자분과 히로마사 수 어쩌구 우뭇가사리가 어쩌구하는 즐거운 대화를 계속하는 통에 완전히 찍혀버렸다.

에휴~ 여기서 더 해명해봤자다. 그냥 저냥 살아야지.

by 觀鷄者 | 2004/10/16 18:10 | 데굴데굴 일상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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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프리스티 at 2004/10/16 18:40
딱 걸렸군요 (...)

저도 요즘 반 친구가 도촬을 하는 탓에 포스트 수위 조절 중입니다. 흑흑.
Commented by 玄武 at 2004/10/16 18:53
역시 일반인들한테는 싸이월드만 공개해야 됩니다. [....]
Commented by 미르 at 2004/10/16 19:21
...저런...-_-;;
Commented by 직사의마안 at 2004/10/16 19:27
크헉...촌철살인!
Commented by 수령사마 at 2004/10/16 20:26
... 역시나 결국은... (묵념)
Commented by Sion at 2004/10/16 20:40
더미를 하나 만드심이...;;
Commented by 산왕 at 2004/10/16 22:16
..축하드린다고 하면 되나요?
(틀려;;)
Commented by 질풍17주 at 2004/10/16 23:22
으음 그러니까 왜 위험한쪽으로 암구어를(...)
Commented by 파벨 at 2004/10/16 23:29
저도 팀장님이 새팀원 들어오면 저를 찍어서 변태니 주의하라고 하죠 ㅜㅜ 그저 미소녀가 좋을뿐인대 흑흑
Commented by sena at 2004/10/17 00:34
역시 유명인 o_</
Commented by 세발님 at 2004/10/17 01:24
근데 변태 맞잖아요
Commented by kirk_hammett at 2004/10/17 02:24
뭘 또 좌절씩이나;
나보다 조금 심각한것 뿐이오니 아직 위험수위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t바이러스 걸린다면 내 기꺼이 앨리쓰가 되어드리리다;
Commented by utena at 2004/10/17 08:43
.........그래도 변태로 찍히는 게 불평불만위험반동분자로 찍히는 것보단 나을지도요.(아니 제가 그렇게 찍혔다는 건 아니고 -_-)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4/10/17 11:44
히로마사 수! *_*;(번득)
(...본론 다 날려먹고 그것몬 눈에 띄는 인간)
Commented by kunoctus at 2004/10/17 13:02
......왠지 사슴을 기린이라 주장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퍼펑). 근데 따지고 보면 觀鷄者님과 암구어가 통한다는 그 여자분도 위험한 경지신 게 아닐런지..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4/10/17 21:13
저도 제 블로그를 동생에게 들켰습니다.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4/10/18 07:39
거 참, 세상의 건전성이 혼란에 빠지다 보니 네가 변태취급을 받는 군.
Commented by 미르 at 2004/10/18 12:24
실은 그여자분은 SM여왕님이시고 관계자님을 곤란하게만들면서 나락에서서히빠트려가면서 즐기고있으시는걸지도모릅니다.... 라는시나리오는 역시 무리가 있나요...-_-;;
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4/10/18 13:59
저는 전혀 모르는 대화로군요. [...]
Commented by 나그네 at 2004/10/18 20:44
커밍아웃.... 뭔가 했더니...

변태임을 커밍아웃하셨군요. 뭐.. 어떻습니까?

지구 인구 60억명인데 그 중에 변태 한 둘 있다고 뭐 달라지는 것도 아닞요. ^^

홧팅 !!!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4/10/25 13:28
프리스티님// 이글루를 띄워놓고 손가락으로 짚어주니 도망갈 방법이 없더군요.

玄武님, Sion님// 오래 전에 만들어놓은 싸이월드를 다시 정리해서 재개장해야겠습니다.

미르님// 흑...OTL

직사의마안님// 잘 벼린 비수와 같더군요-_-;

수령사마님// 같이 묵념.

산왕님// 으음...

질풍17주님// 그게 가장 빨리 피아 식별이 가능한 것이었거든요-.-a

파벨님// 저도 그저 누님이 좋을 뿐인데... 흑흑ㅠ_ㅠ

sena님// 쿨럭...

세발님, kirk_hammett님// 다른 사람도 아닌 너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다니 가문의 수치다-_-+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4/10/25 13:28
utena님// 회사에서라면 불평불만위험반동분자보다 변태 쪽이...(상대 평가 기준)

天照帝님// 역시 天照帝님이시군요+_+

kunoctus님// 그 분도 만만치 않은 겁니다.

영원제타님// 그래도 동생이라면 다행이지 않을까요?

功名誰復論님// 그러게 말이야. 나같은 건전 보수 청년이 어쩌다가...

미르님// SM여왕님치곤 그 분ㅇ...(뒤에서 다가온 그 분이 휘두른 채찍에 쓰러진다.)

시대유감님// 그게 좋은 겁니다...(먼산)

나그네님// 나그네님'도' 아자 아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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