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말이죠. 세상에는...

조금 지난 이야기라서 스슥 써봅니다.

한때는 이글루 전체를, 지금도 많은 이글루의 코드를 지배하는 쌍마 체제의 한 날개인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몇 권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사치코와 유미가 데이트(?)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때 사치코는 유미가 내민 햄버거를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 고민하고 유미는 당황하면서 먹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그걸 보면서 그저 세상 물정 모르고 고고하게 사는 사치코의 성격 묘사 부분이라 그저 낄낄대며 읽었는데...

1. 사무실의 C모님. 평소에는 나가서 점심을 드시다가 문득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오셨다.(참고로 나는 언제나처럼 싸구려 땅콩 크림 샌드에 물)
C모님은 회사 앞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와서는 한참을 쳐다만 보고 있으셨다. 그러다 알아냈다는 듯이 삼각김밥의 포장을 차곡차곡 풀고 계셨다...

"뭐 하세요?"

주위 사람들의 질문에 C모님의 답변.

"이렇게 포장 푸는 거 아니에요?"

(모두 웃으며) "에이~ 삼각김밥 처음 먹어봐요?"

"네."

그 대답에 모두 얼어버렸다.

설마 C모님은 오죠사마?

2. 썰렁해진 분위기... C모님은 옆자리 분의 도움을 받아 김이 많이 뜯겨지긴 했지만 삼각김밥을 비닐 포장에서 간신히 끄집어 내셨다. 그렇게 꺼낸 삼각김밥을 손에 쥔 채 한참을 쳐다보시더니...

"어떻게 먹으면 되죠?"

그 말에 모두 얼어버렸다.

아무래도 C모님은 오죠사마!

3. 오죠사마라도 썰렁한 분위기는 알아채시는지 어떻게는 웃음으로 만회하려고 하셨다.

"하핫. 김밥은 그 뭐죠? 요렇게 마는 것만 먹어봐서요."

이럴 때 초치는 게 특기인 觀鷄者가 가만 있을 수 없어 땅콩 크림 샌드의 갈색 귀퉁이를 오물 오물 씹으며 참견했다.

"그 김밥 안에는 뭐가 들어있었나요?"

내 질문에 C모님은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해주셨다.

"그냥 들은 게 없던데요?"

그렇다면 이 분이 드신 김밥은 일식집에서 나오는 마끼가 아닐까!

이걸로 오죠사마 확정!

by 觀鷄者 | 2005/05/05 23:44 | 데굴데굴 일상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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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다인 at 2005/05/05 23:46
사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거 조금만 들여다 봐도 샌드위치나 햄버거 먹는 장면 같은 건 나올텐데... 라고 주장하는 제가 바보죠.
Commented by Sion at 2005/05/05 23:53
실세계에도 오죠사마가 계셨군요!_no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5/05/05 23:58
밥만 있는건 충무김밥이라고도 하죠.
Commented by 류시 at 2005/05/06 00:07
.............
역시 세상은 넓은 것이군요....-ㅁ-
Commented by NOT_DiGITAL at 2005/05/06 00:19
...역시 세상은 정말 넓군요.(먼산)

NOT DiGITAL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5/05/06 00:41
...어쩌면 그 반대였는지도 모르죠...;
(핫케익에 오코노미야키 소스 발라먹는 건줄 알던 모 소녀마냥;)
Commented by 문제청년 at 2005/05/06 00:45
1.돈이 없어서 삼각김밥 같은 건 먹어본 적이 없다.

2.먹어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어떻게 먹는 건지도 모른다.

3.지금까지 단무지나 시금치 하나 안 들어간 맨밥 말아놓은 김밥만 먹고 살아왔다.

이것으로 오죠사마 이야기에서 야마다 타로양 이야기로 강.등. ♡


덧>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leiness at 2005/05/06 01:41
농담이 아니고 저도 삼각김밥을 어떻게 포장을 푸는지 모릅니다. 먹는거야 그냥 먹으면 되겠다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국에 있었을 때는 삼각김밥이란 것 자체가 레어 아이템이었거든요.
Commented by SophistLaM at 2005/05/06 01:52
잠깐, 이거 어디에선가 읽거나 경험해 본?
Commented by 산왕 at 2005/05/06 01:57
..세상은..무섭군요(아니..;)
Commented by 미르 at 2005/05/06 03:01
.세상은 넓군요..정말..
Commented by utena at 2005/05/06 07:44
전 면접가서 면접관 아찌한테서 3각김밥 푸는 법 배웠어요♬
Commented by NoThING at 2005/05/06 09:23
오죠사마 승인. -_-)b
Commented by skan at 2005/05/06 09:55
저도 처음 먹었을때는 어떻게 뜯는지 몰라서 꽤 모양이 망가졌었습니다;;
Commented by novrain at 2005/05/06 13:19
겉봉지에 친절하게(?) 먹는 방법이 적혀있지 않나요?
그나저나 진짜로 오죠사마가 존재하는군요. ^^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5/05/06 21:37
다인님// 그러니까 오죠사마께서는 영화나 드라마같은 '천한' 것은 시청도 안 하시거든요^^a

Sion님, 류시님, NOT_DiGITAL님// 그러게 말입니다.

계란소년님// 저는 이영훈 교수의 본을 받아 불필요한 자료는 애써 외면하거든요^^

天照帝님// 드리블 중에 계란소년님에 이어 天照帝님의 강력한 태클입니다:)

문제청년님// 순식간에 '마리아님 이야기'로 바뀌는군요^^

leiness님//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군요. 하기사 저도 삼각김밥은 일본 관련 소식에서만 본터라, 이렇게 들어올 지 몰랐습니다.

SophistLaM님// 무섭지만 실화랍니다~

산왕님// 세 번째는 약간 억지였지만 두 번째가 진짜 압권이었답니다.

미르님// 진짜 넓죠.

utena님// 그... 그런 경우도 있군요.

NoThING님// 넵!

skan님// 그렇군요^^

novrain님// 어쩌면 우리 말을 모르시는 것일까요!(이건 너무 나갔다.)
Commented by kunoctus at 2005/05/11 13:42
보통의 경우 뜯는 방법이 그림과 함께 설명으로 붙어있던데, 불량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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